아프리카의 마리아 신심
아프리카의 마리아 신심
아프리카는 대륙의 방대함으로 말미암아 다양한 민족과 역사, 부족과 언어, 문화와 종교가 함께 공존한다. 따라서 아프리카 연구는 다각적인 시각과 종합적인 맥락의 고찰이 전제된다.
아프리카의 성모신심의 바탕 – 아프리카적 특성 고찰
아프리카인의 심성 안에서 신은 ‘창조주’의 역할을 한다. 신은 가시계의 피조물에게 멀리 떨어진 존재로 위치한다. 비가시계 존재들은 신에게 위임받은 권리로 말미암아 가시계 존재에게 영향력을 끼치며 신과 가시계 존재들과의 중개자적 특성을 가진다. 중개적 특성은 가시계와 비가시계의 연대 안에서 ‘관계’를 통해 드러난다. 가시계의 존재들은 비가시계의 존재들에게 기도하고, 부탁하고, 제사 바침으로써(관계적 특성을 맺음으로써) 자신의 안녕을 기원한다. 따라서 아프리카인들은 종교심성 안에서 ‘관계’적 특성이 중요하다. 관계적 특성의 최고모범은 ‘자식과 어머니’의 관계이다. 이는 어머니는 출산의 과정 안에서 아이를 생명의 근원과 연결시켜준다는 사실로 확인된다. 자식과 어머니의 관계는 신성한 차원을 지닌다. 또한 자식과 어머니의 관계는 양육자와 피양육자의 관계 안에서 최고 모범의 관계로 확장된다. 아프리카 전통 안에서 어머니와 아들의 관계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아프리카의 “일부다처제”로 말미암은 “모계 중심”의 전통 안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낮은 권위를 가진다. 여성의 권위는 공유하는 남편이 아닌 자신의 아들의 권위에 의탁한다. 아들이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어머니의 명예는 높아진다. 아프리카에서 최고 권력자의 어머니는 훌륭한 중개자로 존경받는다. 아들은 어머니와의 관계 안에서 어떠한 것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기에, 최고 책임자의 어머니는 최고의 어머니가 된다.
부족사회의 전통 안에서 한 여성의 출산은 순전히 개인적인 축복에 그치지 않는다. 부족원의 탄생은 개인을 넘은 집단 전체의 축복으로 여겨진다. 부족중심의 일부다처제 사회 안에서는 생모뿐만 아니라 큰 가족단위의 다른 여성들도 태어난 아이에게 교육과 양육의 측면에서 영향을 끼친다. 교육자와 인격형성자의 역할 안에서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생모뿐만 아니라 부족의 다른 여성들을 “어머니”라 칭하고 그들과 관계를 맺는다. 위와 같은 특징들은 마리아가 아프리카에서 최고의 중개자(조상), 하느님 백성의 어머니, 제자들의 인격형성자로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아프리카인의 마리아 이해
그리스도교의 강생구속의 신비는 마리아를 통해 진행된다.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이고,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라는 사실에서 마리아는 가장 존경받는 어머니가 된다.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마리아는 가장 신성한 존재가 되고, 하느님의 어머니가 된다. 예수의 탄생은 마리아 개인의 축복을 넘어 하느님 백성 전체의 축복이 되며, 마리아가 사랑하는 제자에게 어머니로 주어진 사실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마리아의 자녀가 됨을 의미한다. 신자들은 마리아를 어머니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마리아는 최고의 조상이자 중개자의 위상과 지위를 얻는다. 또한 자녀를 보호하고 위협요소들에 대항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보호의 상징이다. 따라서 마리아는 그리스도인들을 보호하는 상징이 된다.
마리아는 예수의 어머니이다. 마리아는 아기예수와 함께 피난길에 오른 적이 있고, 잃어버린 아이를 찾은 경험이 있으며, 아들의 수난과 죽음을 지켜보기도 하였다. 그녀의 삶은 아프리카의 여성들이 자기 자신을 마리아와 “낮은”수준에서 동일시할 수 있게 한다. 마리아의 삶이 보여주는 가시계 존재들과의 근접성때문에 마리아는 아프리카 문화 안에서 쉽게 받아들여지고 토착화된다.
성모신심의 위험성 – 토착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
그리스도교의 토착화가 진행되는 “검은 아프리카”의 대부분의 지역에서 혼합주의적 모습이 발견되며 이는, 아프리카인들의 성모신심에서 반드시 해소해야할 문제있음을 가리킨다.
첫째, 마리아는 토착종교의 이해 안에서 페티시즘(물신 숭배)과 연관된다. 마리아의 이미지와 성상들은 마술과 요술에 사용되고 미신적이고 기복적인 페티시즘에 소비된다.
둘째, 마리아의 모성(출산력)이 토착종교 관점에서 수용될 때, 마리아의 동정성이 문제된다. 출산 과정을 통해 마리아는 동정이 아니다. 아프리카인들은 순결을 출산 이전의 소중한 가치로만 여긴다. 생산력(Fecundity)이 순결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가진다고 여겨지기에, 마리아의 동정성은 역설적인 것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마리아는 “어머니 마리아”로 인식되고 “동정 마리아”라는 호칭은 자주 불리지 않는다.
아프리카의 문화·종교 안에서 마리아는 최고의 어머니, 그리고 중개자의 위치를 지닌다. 아프리카의 성모님은 아프리카인의 시각 안에서 바라볼 때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폭넓은 마리아 신심을 고찰하고 확인함으로써 신앙의 유산을 더욱 풍부히 해야만 할 것이다.
참고자료
African Religions and Mary, University of Dayton
(https://udayton.edu/imri/mary/a/african-religions-and-mary.ph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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