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의 윤 율리아

그릇된 마리아 신심|2018. 12. 27. 20:21

'나주 성모동산의 그릇된 성모 신심

 

나주 윤 율리아사건과 이에 대한 교회의 대응

 

  ‘나주 윤 율리아사건은 나주의 한 성모상이 눈물을 흘린다는 주장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를 주장한 사람은 전남 나주시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윤홍선 율리아였다. 그녀는 1985630, 자신의 집에 모셔진 성모상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같은 해에 성모님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그녀는 성모상에서 피눈물과 피땀, 향유가 흘렀으며, 그 때마다 자신이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윤 율리아는 자신의 몸에서 장미향이 나거나 성흔이 생겨났다고 주장했다.


  점차 추종자들이 늘어나면서 윤 율리아는 마리아의 구원방주회를 창설하고, 자신의 체험과 주장을 독단적으로 선전하기 시작하였다. 1991516, 윤 율리아는 성체 기적을 주장하기에 이르렀으며, 이후에도 수차례 성체 기적을 주장했다. 그녀는 나주시 신광리의 땅을 매입하고,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성모동산을 조성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광주대교구장이었던 윤공희 빅토리노 대주교는 1994년 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당시 신앙교리성은 교구장의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1998년 윤공희 대주교의 공지문, 2001년과 2005년 최창무 대주교의 사목지침공지문이 발표되었으나 윤 율리아는 교회의 권고를 거부하고 독단적인 활동을 계속했다. 윤 율리아는 성체 기적과 사적 계시들을 내세우며 자신이 다른 사람의 죄를 대속한다고 주장하고 성모동산에서 나온 물을 기적수’, 자신의 소변을 율신액이라 부르며 판매하는 등, 괴이한 행보를 이어갔다. 결국 2008121일 윤 율리아와 그 관련 현상들을 파문하는 교령(Decretum)’이 발표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윤 율리아는 끊임없이 사적 계시와 메시지, 기적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신자들이 이를 방문하고 따르고 있다.

 

신학적 판단

 

  일명 나주 성모님의 발현과 메시지는 교회의 가르침과 어떠한 측면에서 충돌하는가? 199811일 발표된 공지문은 인간적이고 인위적인 요소가 개입되어 그 순수성과 진실성이 결여된 부분들이 적지 않게 드러나 있다고 밝힌다. 윤 율리아가 주장하는 성모님의 메시지는 기존의 다른 메시지를 모방한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주변 사람이나 상황에 따라 의도적으로 첨삭된 부분들도 발견된다.


  또한 윤 율리아가 받았다는 메시지 대부분은 신앙적으로 편벽된 내용들을 담고 있다. 그녀의 메시지를 보면, 이 세상은 그 자체로 부정적이며, 회개와 구원을 위한 유일한 대안은 <마리아의 구원방주> 뿐이다. 또한 오직 하느님께서 결정하시는 종말이 윤 율리아로 인해 연기되었다고 이야기하는 등, 교회의 정통신앙과 정면으로 대립되는 부분들도 내포되어 있다. 성모 발현의 메시지가 계시 진리나 교회의 가르침에 위배된다면, 그 발현을 올바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성모 마리아의 메시지는 그리스도 신앙의 증진과 성장을 위한 것이며, 하느님께 대한 더욱 깊은 신앙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회는 나주 성모님 메시지를 정당한 사적 계시로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고 밝힌다. 뿐만 아니라 그녀가 체험했다고 하는 기적들, 사적 계시들 역시 반교회적이며 비복음적이다. 처음에는 성모님, 성체와 성혈이 관심의 초점이었지만, 그 초점은 점점 윤 율리아 자신에게로 옮겨간다. 성모님이나 성체의 기적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고 사적인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다.


  공적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온전히 성취되었으며, 사적 계시는 공적 계시의 구체적 표현에 불과하기에 공적 계시를 보충보완할 수 없다. 그러나 그녀가 주장하는 성체 기적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도 부합하지 않는다. 교회는 사제의 축성으로 빵과 포도주가 성체와 성혈로 실체 변화한 후에도 그 형상은 여전히 빵과 포도주이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당신의 살과 피를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우리에게 주신다고 말씀하셨다(1코린 11,23-27 참조). 그러나 윤 율리아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자신이 모신 성체가 입 안에서 실제 살과 피로 변화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하늘에서 성체가 내려왔다고 하는 주장은 유효하게 서품된 사제의 축성에 의해서만 성체가 될 수 있다는 가르침에 위배된다.(가톨릭 교회 교리서1369항 참조) 윤 율리아는 천사가 죄 많은 사제가 집전하는 미사의 성체를 가져다주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성사의 사효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주장이다.


  또한 윤 율리아의 체험이 거짓되었다는 사실은 무엇보다도 그녀의 태도와 자세에서 드러난다. 영적 식별의 첫 번째 기준은 교회의 가르침과 교도권에 순명하는 자세다. 만약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신비스러운 체험이라면, 그것이 어떤 유형의 체험이라도 교회와 신앙에 유익한 방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교회에 일치하지 않는다면, 거짓 신비체험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두 번째 영적 식별 기준은 애덕의 증진이다.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을 만나는 신비체험은 자연스럽게 애덕을 증진시킨다. 따라서 신비체험 이후에도 애덕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거짓 신비체험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윤 율리아의 경우 앞서 살펴보았듯 개인적 욕망과 이익을 추구하면서 교회에 반대하고, 끊임없이 독단적인 활동을 해 나갔다. 따라서 그녀가 주장하는 신비체험들은 하느님에게서 오는, 교회와 신앙에 유익한 체험이 아니라고 결론지을 수 있다


참고문헌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올바른 성모신심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6

윤공희, 나주 율리아 문제에 대하여, 경향잡지19982월호(통권 1559),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8.

유희석, 선교란 무엇인가?, 수원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7.

황양주, 나주 윤 율리아와 연관된 일들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식별, 석사학위논문, 광주가톨릭대학교대학원, 2009.

김계홍, “이상한 성모상에서 나주 성모님까지”, 경향잡지(20095),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9.

전광진, “나주의 성모동산 사건”, 레지오 마리애(20097), 한국세나뚜스협의회, 2009.

강영구, 나주 윤 율리아의 성모동산의 실체와 제도 교회의 대응에 대한 신학적인 반성, 신앙과 삶, 17(2008 ), 부산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08.

전영준, 『주님과 함께하는 영성생활』,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6.

윤 율리아, 나주 성모님 사랑의 메시지, 마리아의 구원방주,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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