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찬송(Maria Antiphon)
성모찬송(마리아 안티폰 Maria Antiphon)
안티폰
- 전례에서 사용되는 시편이나 찬미가의 전후에 낭송되거나 노래로 했던 후렴구로서 대개 성서에서 뽑은 짧은 구절을 말한다. 시리아 교회가 이 교송 방식을 처음으로 택하였는데, 4세기경 암브로시오는 이를 서방 교회에 도입하였다.
- 교송(交誦)은 시편을 노래할 때 두 성가대가 번갈아 부르는 것을 지칭하였으나, 6세기경에 이르러 서방 교회에서는 교송이 교대로 부르고 있는 방식을 따르는 후렴구만 의미하게 되었다. 즉 두 성가대가 시편 가사를 함께 부르거나 아니면, 한 성가대가 시편(V)을 부르는 사이 다른 한 성가대는 후렴 구절(A)를 부르는 방식을 취하게 되었던 것이다. 따라서 음악적인 형식은 A, V1, A, V2, … A 식이었다. 그레고리오 성가의 발달로 인해 이 교송의 선율은 풍부하게 발전되었다.
- 그 이후에는 교송이 시편이나 후렴구가 없는 독립된 노래가 되기도 하였는데, ‘마리아 안티폰(Maria Antiphon)’ 1이 이에 해당된다.
‘마리아 안티폰’ 형성사
이미 고대에서부터 성모 신심이 그리스도교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졌다. 특히 중세 시기 마리아 신심은 절정을 이루었는데, 그 이유는 교회 내에서 엄격한 교리교육과 신앙생활로 신자들 사이에 하느님과 성자에 대한 두려움이 크게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가 엄격한 심판자로 여겨지면서, 마리아의 자비가 대두되었다.
더불어 십자군 전쟁(1095-1291), 교황의 아비뇽 유배(1309-1377), 왕위 계승 문제로 인한 백년전쟁(1337-1453), 흑사병(1347-1352) 및 서구의 대이교와 같은 혼란으로 큰 불안이 초래되면서, 보호와 안정을 희구하는 신자들의 열망이 매우 높아졌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사람들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하느님이나 그리스도보다는 자비의 화신처럼 간주되는 마리아에게 더 의탁하게 되었다.
(1)성모 마리아에 대한 수많은 호칭과 (2)마리아에게 청원하는 부분을 주목해야 한다. 이 두 관점을 중심으로 많은 마리아 안티폰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마리아에 대한 지나치게 과장된 신심 행위들로 인해 생겨난 마리아 안티폰들이 가톨릭 교리와 충돌을 일으키면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현재는 네 개의 마리아 안티폰(Alma Redemptoris Mater, Ave Regina Caelorum, Regina Caeli, Salve Regina)이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교송’으로 바쳐지지는 않지만,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는 ‘Sub Tuum’이라는 성모찬송가가 있다. 2
전례시기에 따른 ‘마리아 안티폰’
- 오늘날 시간전례에서 저녁기도 혹은 끝기도를 바친 후, ‘만송(晩頌)’으로 마리아 안티폰을 부른다. 앞에서 언급한 네 개의 마리아 안티폰은 전례력에 따라서 불린다.
알마 레뎀토리스 마테르(Alma Redemptoris Mater) |
대림 제1주일 제1저녁기도부터 주님 봉헌 축일(2월 2일) 제2저녁기도까지 |
아베 레지나 첼로룸 (Ave Regina Caelorum) |
주님 봉헌 축일 끝기도부터 성주간 수요일 끝기도까지 |
레지나 챌리 (Regina Caeli) |
주님 부활 대축일 끝기도부터 성령강림 대축일 팔부까지 |
살베 레지나 (Salve Regina) |
|
숩 투움 (Sub Tuum) |
전례시기와 상관없이 수시로 바쳐짐 |
마리아 안티폰의 구조
≫ 마리아 안티폰의 기도문은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인 구조는 비슷하다.
- 마리아의 특성을 대표하는 호칭을 사용한다.
- 마리아에게 간청 또는 중재를 요청하는 내용으로 기도한다.
- 마리아의 또 다른 특성을 나타내는 호칭을 부르며 기도문이 마무리되기도 한다.
전례 시기별 마리아 안티폰에 대한 간략한 소개
∎Alma Redemptoris Mater(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1987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Redemptoris Mater)의 결론(51-52항)에서 성모 찬송가 ‘존귀하신 구세주의 어머니’를 인용하면서 성모 마리아가 겪으신 신앙의 여정을 설명한다. 교황은, ‘존귀하신 구세주의 어머니’는 분명 마리아께 드리는 기도이지만, 마리아를 통하여 인간 역사 안에 들어오신 그리스도께 드리는 기도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Ave Regina caelorum(하늘의 영원한 여왕)
‘하늘의 영원한 여왕’은 성모님을 하늘의 여왕, 천사들의 모후, 이새의 뿌리, 세상에 빛을 낳으신 문, 영화로운 동정녀, 그리고 아름다우신 분 등의 여러 표상으로 묘사하면서 그분을 부른다. 이어 성모님께 “우리를 위하여 그리스도께 빌어주소서”(pro nobis Christum exora)라고 청원기도를 바친다.
∎Regina Caeli(하늘의 모후님)
이 찬미가는 부활 삼종기도로 사용된다. 이 찬미가의 저작자는 알려져 있지 않지만 12세기부터 사용해 왔다. 찬미가는 예수님의 부활이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기쁨의 원천이라 일컬으며, 그 부활을 알렐루야로써 환호한다. 이어 성모님은 부활하신 그분을 태중에 모시기에 합당하셨으며, 바로 그분께서 이미 예고된 대로 부활하셨다는 구원 사실을 선포하며, 죽음에서 부활하신 분의 어머니께서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 기도해 주시기를 간청한다.
∎Salve Regina(여왕이시며)
‘살베 레지나’는 네 개의 성모 찬송가 중에 가장 유명하다. 원칙적으로는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부터 대림시기 전까지의 연중시기에 이 노래를 부르지만, 부활시기를 제외한 모든 전례 시기에 부를 수 있다. ‘모후이시며 사랑이 넘친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이 찬송가는 묵주기도를 할 때마다 함께 바치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다.
12세기 중엽에 시토회 수도원에서 성모 마리아 축일 성무일도에 사용하였다고 전해지며, 13세기 초에는 매일 성무일도 기도 때 d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 후 프란치스코 수도회와 도미니코 수도회에서도 이 노래를 도입했다. 1568년 비오 5세는 삼위일체 축일부터 대림시기 전까지 매일 끝기도 끝에 Salve Regina를 바치도록 의무화했다. 1884년에서 1964년까지는 매일 평일 미사 후에도 이 노래를 불렀지만, 1964년 이후에는 시간 전례 때에만 이 노래가 불려졌다. 이처럼, 원래는 수도원에서 바치던 이 기도문에 페르골레지, 헨델, 리스트 등 여러 작곡가에 의해 곡이 붙여졌다.
Salve Regina의 본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첫째 부분은 마리아를 ‘여왕’, ‘사랑이 넘친 어머니’, ‘생명’, ‘기쁨’, ‘희망’이라고 호칭한다. 둘째 부분에서는 마리아께 간청하는 두 가지 내용이 제시된다. ‘슬픔의 골짜기에서 눈물을 흘리는 하와의 그 자손들을 인자로운 눈으로 굽어보실 것’과 ‘귀양살이 끝날 때에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님을 뵙게 해주실 것’이 바로 그것이다. 셋째 부분은 마리아를 ‘너그러우신 분’, ‘자애로우신 분’, ‘동정’으로 호칭한다.
또한 Salve Regina는 하와와 마리아가 대조적인 위치에 있다는 점과 당신의 아들 예수님을 뵙게 하는데 마리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것은 곧 대중 신심에 하와-마리아의 대조사상이 깃들여 있음과, 대중들이 마리아를 예수께 도달하는 데에 중재자로 이해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Sub Tuum(당신의 보호 아래)
4세기의 희랍어로 된 사본 단편에서 우리는 Sub Tuum의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하느님의 어머니”에게 보호를 청원하는 모습(천주의 성모여, 당신의 보호하심에 우리를 맡기오니)은 마리아의 중개성에 대한 일반 대중의 크나큰 신뢰에 영향을 받았다. 이 기도의 첫 부분이 Sub Tuum praesidium(당신의 보호아래)이기 때문에 이 노래는 Sub Tuum이라 불린다. 후대에 이 기도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에 대한 성모호칭기도에 사용되었다. 그리고 시간전례 ‘끝기도’ 마지막에 불려졌다.
1997년 한국 천주 주교회의는 『가톨릭 기도서』를 새롭게 개정하면서 Sub Tuum의 내용을 보충하여 ‘일을 마치고 바치는 기도’로 사용한다. 또 이 기도는 2018년 『가톨릭 기도서』 개정과정에서 다시금 수정되었다.
마리아 안티폰 감상 소개
성가는 기도하며 노래하는 거룩함을 그 첫 번째 특성으로 지닌다. 그래서 노랫말의 의미를 충분히 묵상하며 알아들은 다음에야 성가를 온전히 부를 수 있으며. 노래를 잘 들을 수 있다.
앞의 두 곡은 그레고리오 성가이고, 뒤의 두 곡은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이다. 여러 작곡가가 성모찬송가에 곡을 붙였다. 묵주기도와 저녁성무일도의 만송으로 바쳐지는 만큼, ‘성모 찬송’과 함께 상황과 지역에 따라 기도를 더욱 풍요롭게 마칠 수 있다.
QR코드
Alma Redemptoris Mater(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 ◽ 그레고리오 성가 | |
Ave Regina caelorum(하늘의 여왕이시여) | ◽ 그레고리오 성가 | |
Regina caeli(하늘의 모후님) |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regina caeli Kv 108, 127, 276 | |
Salve Regina(여왕이시며) | ◽ 헨델(바로크) salve regina E major |
Alma Redemptoris Mater,
구세주의 존귀하신 어머니,
quae pervia caeli porta manes
영원으로 트인 하늘의 문,
et stella maris
바다의 별이여
succurre cadenti surgere qui curat populo:
넘어지는 백성을 도와 일으켜 세우소서:
tu quae genuisti, natura mirante, tuum sanctum Genitorem:
당신의 창조자 주님 낳으시니, 온 누리 놀라나이다.
Virgo prius ac posterius, Gabrielis ab ore sumens illud Ave,
가브리엘의 인사 받으신 그 후에도 전과 같이 동정이신 이여,
peccatorum miserere.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Ave Regina caelorum, ave Domina Angelorum:
(Ave) 하늘의 여왕이시여, (ave) 천사들의 모후여:
Salve radix, salve porta, ex qua mundo lux est orta:
(Salve) 이새의 뿌리여, (Salve) 세상에 빛을 낳으신 문이시여:
Gaude Virgo gloriosa, super omnes speciosa:
기뻐하십시오, 모든 이들 위에 영화로운 동정녀여:
Vale, o valde decora, et pro nobis Christum exora.
(Vale), 오 아름다우신 분이시여, 우리를 위해 그리스도께 빌어주소서.
Regina caeli, laetare, alleluia.
하늘의 모후님, 기뻐하소서, 알렐루야.
Quia quem meruisti portare, alleluia.
태중에 모시던 아드님께서, 알렐루야.
Resurrexit sicut dixit, alleluia.
말씀하신 대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Ora pro nobis Deum, alleluia.
저희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주소서, 알렐루야.
Salve Regina, Mater misericordiae, vita, dulcedo et spes nostra,
Salve. 여왕이시며, 자비의 어머니, 우리의 생명, 기쁨 희망이시여.
Ad te clamamus, exsules, filii Hevae.
귀양살이 하는 하와의 자손들이 당신께 부르짖나이다.
Ad te suspiramus gementes et flentes in hac lacrimarum valle.
울며 애원하며 이 눈물의 골짜기에서 당신께 간청하나이다.
Eia ergo, advocata nostra, illos tuos misericordes oculos ad nos converte,
그러니, 우리의 변호자시여, 당신의 자비의 눈을 우리에게 돌리소서.
Et Jesum, benedictum fructum ventris tui,
nobis post hoc exilium ostende.
당신 태중의 복되신 아들 예수님을 이 귀양살이 후에 우리에게 보이소서.
O clemens, O pia, O dulcis Virgo Maria.
오 너그러우신 분, 오 자애로우신 분, 오 부드러우신 동정 마리아여!
참고문헌
“안티폰(Antiphon)”, 『한국가톨릭대사전』, 한국교회사연구소, 2006.
최호영,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7.
백민관, 『가톨릭에 관한 모든 것 백과사전 3』,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07.
손희송, 『주님의 어머니, 신앙인의 어머니』,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4.
정범수, 「성음악의 시공(時空), 성모찬송가1 구세주를 낳아 기르신 어머니(Alma Redemptoris Mater」, 『사목정보』(10/6), 미래사목연구소, 2017.
- 라틴어 공식 명칭은 ‘Antiphonae Finales B.M.V.(Beate Mariae Virginis)’이다(참조: 최호영, 『그레고리오 성가와 오르간 음악』,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0, 143쪽.) [본문으로]
- 네 개의 마리아 안티폰의 기도문의 완성 시기는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보통 9-12세기 정도로 추정된다. 기도문의 저자는 불분명하게 전해진다. 시토회 혹은 클뤼니 수도원에서 12세기 전후로 불린 기록이 있다(cf. “Salve Regina”, The New Grove Dictionary of Music and Muscicians, Edited by Stanley Sadie Second Edition, vol.22, Macmillan Publishers Limited, 2002, p.186.). [본문으로]
- 요즘에는 부활시기를 제외한 모든 전례시기에 사용할 수 있다(참조: 최호영,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138쪽.). [본문으로]
- 네 개의 마리아 안티폰(Alma Redemptoris Mater, Ave Regina Caelorum, Salve Regina, Regina caeli)의 본문 번역은 최호영 신부님의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 132쪽, 135쪽, 139쪽, 143쪽에서 가지고 왔다; 직역은 황치헌 신부님의 『미사통상문을 위한 라틴어=Lingua Latina pro ordine Missae』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본문 해석은 정범수 신부님의 「성음악의 시공(時空), 성모찬송가1 구세주를 낳아 기르신 어머니(Alma Redemptoris Mater」을 참조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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