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발현의 의미
성모발현의 의미
계시와 발현
계시(Revelatio)라는 말은 ‘드러나다’, ‘나타나다’라는 동사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계시’란 일반적으로 ‘가려져 있는 것’이 ‘자기를 드러내다’, ‘자기를 나타내다’. ‘자기를 열어 밝히다’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리스도교에서 계시가 차지하는 영역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계시는 신학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른 신학들을 이해할 수 있는 원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계시라는 개념은 모든 신학 주제의 가장 기초적인 것이다.
하느님의 자기계시는 신적인 것 전부가 세상 안에 드러난 것을 말한다. 즉 실제로 신적인 것이 이 세상에 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느님이 이 세상에 당신의 모습을 온전히 전달했다고 하는 것은 과거의 일에 그치지 않고 현재에도 계속된다. 그러므로 계시는 하느님 혹은 궁극적 실재와의 관계성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계시를 체험했다는 것은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한 것이다.
계시에는 공적계시(公的啓示)와 사적계시(私的啓示)가 있다. 공적계시는 성서와 전승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성모발현의 계시와 같은 현대의 계시는 공적계시와 구별하여 사적계시라고 불리는데, 사적계시는 공적계시를 변경하거나 부인하는 보도나 지령을 줄 수 없다. 우리 구원에 필요한 모든 것은 공적계시에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사적계시의 부작용을 근거로 들어 사적계시 자체를 부인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사적계시가 사도시대 이후에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문제삼는 사람은 원칙적으로 그리스도교의 신앙에 어긋나며 신학적 가르침에도 어긋난다. 인간의 잘못된 사고로 신이 부인될 수 없듯이 사적계시에 대한 인간의 잘못된 태도 때문에 사적계시 자체가 부인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사적계시는 목적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언제나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발현(Apparitio)은 자연 현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초자연적인 현현을 말한다. 발현은 인류의 구원을 위해서 하느님의 허락에 의해 보통 사람들이 보거나 들을 수 없는 대상이나 물체를 목격하거나 경험하게 되는 영적인 체험을 말한다. 마리아의 발현은 언제나 하느님의 구원 계획안에서 이해된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모든 구원활동의 첫 번째 원인이시기 때문이다. 발현은 실제처럼 감각을 건드리기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고 만질 수도 있으며, 심지어 그 대상과의 통교도 가능하다. 따라서 발현은 육체적이며 감각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교회는 어디서 발현이 보고되거나 주장될 때 그 사실의 증거를 요구하는데 그것은 병적인 상태에서 야기될 수 있는 환영이나 악령의 영향으로 인한 망상으로부터 참된 발현을 구별해 내기 위함이다. 성모님의 발현은 당신의 모성적 사랑을 특별한 형태로 드러내며, 이로써 성모님은 지상 여정의 위험과 고통 중에 있는, 당신 아들의 형제들을 돌보시어 그 목적지로 인도해 주신다. 발현의 목적은 새로운 계시를 주기 위함이 아니라 복음서의 가르침을 상기시키고, 어떤 교리를 특별히 강조하는 데에 있다. 또한 발현은 우선적으로 교회공동체의 선익을 위하여 일어나며 궁극적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데에 있다.
한편 성모님은 발현 때 당신 자신의 말을 하시는 것이 아니라, 마치 카나 혼인잔치에서 아들 예수의 명을 따르라고 지시한 것처럼 아드님의 메시지를 반복하신다. 만일 어느 발현의 메시지가 계시 진리나 교회의 가르침과 위배된다면 그것은 올바른 발현이 아니라는 표시이며, 그것은 의식적이거나 혹은 무의식적인 거짓말이다. 따라서 마리아 발현의 진위를 결정짓는 것은 전적으로 교회의 권위에 속한다. 대개는 발현이 일어난 교구의 주교들이 그 진위 여부를 판단한다, 발현 장소에 대한 공적인 공경과 메시지의 선포는 교회의 권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리스도의 도래 이후 사도들을 통하여 공적 계시가 종결되고 완성되었기 때문에 인류의 구원과 관련하여 인류가 처해 있는 근본 상황에 대한 새로운 계시를 기대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의 시간이 지난 지금, 성모님은 발현이라는 특별한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나타나시어 복음적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계신다. 성모발현과 같은 사적계시는 성서와 성전에 포함된 진리, 즉 신앙의 유산에 속하지 않는다. 하지만 교회가 인정한 경우, 그에 대해 경건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고문헌
『한국가톨릭대사전』, 한국교회사연구소, 1992.
배상희, 『성모마리아 발현의 그리스도교적 의미』, 석사학위논문, 대구효성가톨릭대학교, 2000.
이제민, 『녹지 않는 소금』, 분도출판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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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오 편역, 『마리아사전』, 계성출판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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